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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3월 발행한 저서 <대한민국 대통합, 찢는 정치꾼 잇는 유정복> 22쪽에 “나는 탄핵 ‘찬성’, ‘반대’를 표명한 바는 없다”고 썼다.
출마 선언 후 출연한 4월 11일 TV조선 방송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유 시장은 “분명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제가 탄핵에 대해서 찬성이다 반대다 이렇게 표명해본 바는 없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에서 유 시장은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고자 입장을 번복하며 오락가락 했다. 2024년 12월 6일 탄핵 반대 의견을 냈고, 일주일 뒤인 12일에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이제와서는 언론이 자신의 발언을 ‘찬반’으로 해석했다며 말장난을 하고 있다. 유 시장이 탄핵에 반대도, 찬성도 하지 않았다는 말. 사실일까?
탄핵 반대 표명한 적 없다? “탄핵만은 피해야”
유정복 시장은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3일 뒤인 지난해 12월 6일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회장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협의회장을 맡은 유 시장과 11명의 시도지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입장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민의힘 시도지사 모두는 오늘의 정치상황에 대해 참회하는 마음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탄핵만은 피해야 합니다. 더 이상의 헌정 중단사태는 막아야 합니다.
유정복 시장은 국민의힘 시도지사들을 대표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을 낭독했다.
저서에 유 시장은 탄핵을 막아선 당시 상황을 이렇게 썼다.
국민의힘 시도지사는 이러한 취지를 담아 국민에게 참회하는 마음으로 두 번째 공동입장문을 발표했고 그 내용은 국민의힘 시도지사 모두는 오늘의 정치상황에 대해 참회하는 마음으로 사과 드리면서 그러나 대통령의 탄핵만은 막아 더 이상의 헌정 중단사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윤석열은 책임총리가 이끄는 비상거국내각을 구상하고 2선으로 물러나야 하고 또한 임기단축 개헌 등 향후 정치일정을 분명히 밝혀주기 바란다고 했다. <대한민국 대통합, 찢는 정치꾼 잇는 유정복> 20p
유 시장은 “탄핵 반대를 표명한 적 없다”고 했지만 분명 탄핵에 ‘반대’했고, 탄핵을 막기 위해 대안까지 제시했다.
찬성 표명한 적 없다? “탄핵만은 피해야… 기존 입장 철회”
2024년 12월 12일. 윤석열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내란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시도했다. 이날 유 시장은 탄핵 반대 입장에서 찬성 쪽으로 돌아섰다.
탄핵만은 피해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철회합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는 국민의 뜻을 존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유정복 인천시장 페이스북)
유 시장이 입장을 철회한 배경에 대해 ‘국민들은 국정수행 능력을 상실한 대통령이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판단하고 조속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썼다.
그의 저서에도 ‘헌법에서 정한 법적 절차를 밟는 방안이 불가피하다’, ‘노무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탄핵으로 인한 헌정 중단을 찬성하기 어려웠다’는 등 말장난으로 자가당착에 빠졌다.
당시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과 면담을 마친 다음에 자진사퇴 등 정국수습 방안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하면서 대통령의 직무정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이다. 반면에 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맞서 싸우겠다는 대통령의 담화는 여론의 거센 역풍을 초래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대통합, 찢는 정치꾼 잇는 유정복> 22p
국정혼란과 경제불안이 심화되면서 나는 원칙적으로 탄핵으로 인한 헌정중단을 반대하지만 사태수습을 위한 현실적 방안으로 헌법에서 정한 법적 절차를 밟는 방안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즉 국회에서 표결을 통해 소추안의 가부를 정하고, 가결되면 헌재의 심판과정을 통해 책임을 가려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에서 사태를 매듭짓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합, 찢는 정치꾼 잇는 유정복> 21p
이에 대해 유정복 시장은 지난 14일 통화에서 “찬성, 반대라고 표현한 건 없는 게 분명하다”며 “국정 안정을 위해서 탄핵만은 피하고 싶다는 게 전체 의견으로, 시도지사협의회 성명을 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한동훈 대표가 탄핵 찬성 당론을 정하자고 하고 안철수 등 일부 의원들이 찬성하겠다, 표결에 참여하는 걸로 다 결정이 됐다”며 “그래서 탄핵소추 의결하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탄핵만은 피해야 된다는 말은 철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