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성접대 의혹 사건의 핵심 물증인 아이폰6의 위치를 파악하고도 경찰에 함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2022년 9월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해당 사건을 ‘공소시효’ 만료로 종결했다.
당시 경찰은 성접대 의혹을 제기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아이폰6를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취재 결과 검찰(대구지방검찰청)은 2018년 3월 이전부터 아이폰6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검찰은 해당 휴대전화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특히 2022년 7월에는 아이폰6를 보관하고 있던 김성진 대표의 동업자 서모 씨가 검찰에 아이폰6와 외장하드를 제출했다. 경찰이 공소시효 만료로 사건을 종결하기 두 달 전에 이미 아이폰6가 검찰에 있었던 것.
2022년 서울경찰청이 수사할 때나 2024년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가 이준석 대표 사건을 수사할 때에도 아이폰6를 건넬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사이 이준석 대표 성접대 의혹은 2025년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또 터져나왔다.
김성진 대표는 이 대표가 대선을 치르면서, 성접대를 ‘거짓, 공작’ 등으로 표현한 것이 공직선거법(허위사실 유포) 등을 위반했다며 고발했다.
이 때문에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6월 26일 서울구치소에서 김성진 대표를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었다.

경찰은 확보 못한 아이폰6, 검찰은 2018년부터 인지
뉴스하다가 입수한 대구지검 불기소 결정서와 수사기록을 보면, 대구지검은 2018년 3월 김성진 대표가 서 씨를 상대로 제기한 ‘아이폰6 절도’ 사건을 수사했다.
당시 김 대표는 구속 직전 자신의 휴대폰을 동생(김00)에게 맡겼다. 그런데 서 씨가 이 휴대전화를 몰래 훔쳐갔다고 주장하면서 고소했다.
대구지검은 서 씨가 제출한 문자메시지와 녹취록 등을 증거로 받아들였고, 서 씨에게 무혐의 처분했다.
수사과정에서 대구지검은 아이폰6가 서 씨 수중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여전히 통용되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르면, 검찰은 ‘이준석 성접대 의혹’ 사건의 핵심 물증의 위치를 최소 4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셈이다.
서 씨는 휴대폰과 함께 김성진 대표 비서실장에게서 받은 400GB(기가바이트) 분량의 외장하드를 2022년 7월 검찰에 제출했다.
뉴스하다가 입수한 외장하드 자료를 보면, 검찰은 이준석 대표 관련 의혹뿐 아니라 여야 거물 정치인들이 연루된 ‘게이트’의 단서까지 확보하고 있었던 셈이다.
서 씨는 외장하드에 정치인, 언론인 등 유력인사들에게 선물한 리스트와 로비 정황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또 수십 차례 성매매 정황과 마약 관련사건 청탁 의혹도 담겼다. 대규모 탈세와 매출 조작 정황도 포함됐다고 진술했다.
서 씨는 “김성진이 수백억 원을 어디에 썼는지 출처를 밝혀달라”며 검찰에 수사를 부탁했다. 실제 검찰은 2022년 8월 서 씨가 제출한 외장하드를 포렌식하고 상세목록을 교부했다.

검찰이 2022년 김성진 대표의 휴대폰의 위치를 알고 수사했다는 사실은 김 대표가 SNS를 통해 공개한 녹취록에서도 드러난다.
녹취록에 따르면 서 씨는 2022년 7월 1일 김 대표 측 변호인에게 “거기(아이폰6)에 번호가 한 5천개가 저장돼 있고, 준석이 것도 당연히 있다”며 “최근에 검찰에서 제발 하나만 확인해 달라고, (김성진과 이준석이) 마지막으로 주고 받은 메시지 날짜가 언제냐 물었다”고 말했다.
또 서 씨는 성접대 의혹 관련 핵심 증거가 될 내용이 휴대폰에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서 씨는 “포괄적 성매매니 어쩌니 하는데, 성매매 한 거 다 맞다”며 “내가 확인해보니 성진이가 2016년 9월에 구속이 됐는데 6월인가 7월까지 (이준석 대표와)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증거가 될 자료를) 준석이는 내놓을 일이 없을거고, 성진이는 자료가 없다”고 말하자, 변호인이 “폰이 없으니까”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이폰6에 담긴 이준석 성접대 의혹 핵심 정황
검찰이 2018년 인지했던 김성진의 휴대폰에서는 실제 성접대 의혹의 핵심 증거로 볼 수 있는 내용들이 확인됐다.
앞서 뉴스타파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2016년 경찰 압수수색 직전 감췄던 아이폰6의 디지털포렌식 결과를 지난해 5월 입수해 보도했다.
이 휴대전화에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김 대표가 정관계, 재계 인사들과 나눈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특히 기존 진술만 존재하던 2013년 8월 15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행적이 문자로 확인됐다.

김성진 대표는 자신의 측근들과 “이준석 위원이 내려온다”, “유성(룸살롱)으로 준비하겠다”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문자메시지로 확인된 이준석 대표 동선은 ‘대전역 픽업→김성진 자택(와인 대접)→유성 룸살롱→리베라호텔’로 이어진다. 김 대표는 수행비서에게 ‘약 1개’를 전달하라고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들 문자메시지는 ‘성접대 의혹’을 뒷받침할 핵심 정황으로 꼽힌다.
이준석 대표는 검찰에서 무혐의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검찰이 처리한 것은 무고 혐의에 대한 것이었을 뿐, 성접대 의혹은 경찰에서 공소시효 만료로 끝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2018년 위치가 파악됐던 아이폰6, 그리고 2022년 휴대전화와 함께 확보한 방대한 외장하드 자료들. 검찰이 이 증거들을 눈앞에 두고도 모른 척했던 것은 아닌지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