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하게] 신한도 하나도, 박찬대 시장 모친 빈소로 갔다

인천시금고 쟁탈전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20년간 신한은행의 아성을 무너뜨린 경쟁자는 없었다.

이번에는 하나은행이 신한은행의 아성에 도전한다. 하나은행은 단단히 공성전을 준비했다. 

두 은행의 전장은 박찬대 시장 어머니 장례식장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인천시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박 시장은 모친상을 치렀다. 

빈소가 차려진 첫날(1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조문했다. 3일에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빈소를 찾아왔다. 

같은 날,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계열사 사장단을 이끌고 빈소에 나타났다. 두 은행과 박 시장 간 조의금이 오갔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인천시금고 주인이 바뀔 수도 있는 시기에 이뤄진 조문은 봉투와 무관하게 정치적 해석을 피하기 어렵다. 

공직윤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청렴’이다. 박찬대 시장도 청렴을 강조한 적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청렴은 목민관의 본무요 모든 선의 근원이요 덕의 바탕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능히 목민관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선진 공직윤리가 실제 부정행위뿐 아니라 이해충돌 ‘가능성’과 ‘외관상 공정성’까지 엄격하게 관리하는 이유다. 

공직자는 단지 로비에 넘어가지 않는 것을 넘어, 애초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박 시장이 스스로 조문을 요청한 게 아니었어도, 자신의 빈소가 이해관계자들의 로비 무대로 읽힐 수 있다는 걸 몰랐을까. 

그럼에도 이를 차단하거나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청렴’을 논하기 어렵다.

토마스 모어는 “돈이 권력을 크게 흔들 수 있는 곳에서는 국가의 올바른 정치나 번영을 바랄 수 없다”고 말을 남겼다.

두 은행 수뇌부의 조문은 돈이 권력을 흔들려는 시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 두 은행의 박찬대 시장 모친상 조문이 무엇을 겨냥한 것인지, 우리는 안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모친상을 모두 치르고 지난주부터 시정에 힘을 쏟고 있다. 2026. 8. 12. 인천광역시 3분기 통합방위협의회. 인천시.

인천시는 하나은행에 힘을 싣는 모양새를 보였다.

인천시 재정예산개혁TF는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하나금융그룹과 동반성장 업무협약(MOA)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먼저 인천시와 하나은행·하나증권은 2천억원 규모의 ‘인천 유니콘 펀드’를 조성해 민선 9기 핵심 공약인 ‘ABC+E’(인공지능, 바이오, 문화·콘텐츠+해상풍력 에너지)를 비롯한 지역 유망 기업에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또 하나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연계해 인천에 있는 ‘ABC+E’ 관련 기업에 우대금리 적용이나 기술보증 지원 등 1천500억원 규모 금융 지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인천시금고 선정 심사는 지역 경제· 사회 기여도, 인천시와 협력관계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런데 설명회와 제안서 접수를 앞두고 인천시가 하나은행과 3천500억 원짜리 정책사업 계획을 발표한 것.

박 시장도 지난 11일 “금융 운용 역량은 물론 지역사회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시민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연간 17조원 규모의 시민 재정을 관리하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모든 절차를 엄격하게 관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3일(내일) 인천시금고 선정을 위한 금융기관 대상 설명회가 열리고, 인천시는 28일부터 금고 지정을 위한 금융기관 제안서를 접수 받는다.

※ ‘삐딱하게’는 인천경기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하다 공동대표인 이창호 기자의 ‘시각’을 담은 기사입니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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