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하게] 국립대 무상 등록금 반발한 사립대, ‘준국립대’ 전환 가능할까

앞서 뉴스하다는 국립대 등록금 면제를 계기로, 국립대를 한국폴리텍대학처럼 8개 권역 대학(한국1~8대학) 아래로 재편하자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재명 정부가 내년도부터 전국 30개 지방 국립대 신입생(의·치·약·수의대 제외) 약 6만 명에게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는 내용에서 착안한 제안이었다.

지방 사립대 교수들이 정부 방침에 반발하기 시작했다.

대구대 교수회, 동아대 교수협의회, 영남대 교수회, 원광대 교수노동조합·교수협의회, 전주대 교수회·교수노조, 조선대 교수노조·교수평의원회 등 영·호남 9개 대학 교수단체는 지난 1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정부의 지방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정책을 비판했다.

이들은 “설립 주체에 따라 등록금을 지원하는 방식 자체가 학생 간 형평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립대 지원이 집중될 경우 학생 쏠림과 지방 사립대 위기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또 “주변 상권과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 요구대로 사립대에도 동일하게 등록금을 지원하면, 재정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는 동시에 사립대 구조적 문제(부실 경영, 사학재단 지배구조, 정원 미달 학과 난립)는 떠안고 가야 한다.

다행히 지금이 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시기다. 해결책도 이미 나와 있다.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는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가칭 한국대학교)와 짝을 이루는 정책으로 ‘공영형 사립대’를 함께 제시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방 사립대에 국가가 운영비 절반 가량을 지원하는 대신, 이사진 절반 정도를 공익이사(국가 지정)로 채우는 방안이었다.

돈을 받고, 사학재단 권한 일부를 내려놓는 하나의 거래다. 문재인 정부 당시 조선대, 상지대 등이 공영형 사립대를 추진했지만 진통 끝에 흐지부지 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 공영형 사립대를 추진했던 조선대학교 전경. 조선대.

국민주권정부가 국립대 등록금 면제라는 파격 카드를 꺼내들면서, 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등록금이 국립대 0원, 사립대 최대 800만 원대까지 벌어지는 내년이야말로, 사립대들을 유인할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인 것이다.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 구조(한국1~8대학)에 사립대를 캠퍼스대학으로 추가하는 안을 생각할 수 있다.

대신 사립대는 이사진 절반쯤을 내려놓고, 사학재단의 독자적 학사 운영권을 권역 대학 안에 캠퍼스 체제로 이관(입학 정원·학위 발급 등)해야 한다.

또 재단 전입금 등 기존 사학 특유의 폐쇄적 재정 구조를 권역 대학 회계로 편입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9개 사립대 교수단체 등이 요구한 ‘형평성’ 문제를 조건부로 해결해주는 것.

정부 입장에서는 재정 부담을 무한정 늘리지 않으면서도 사립대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얻는다.

다만 이 방안은 저항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목소리를 낸 사립대 교수단체들이 요구한 것도 ‘보편적 지원’이지 ‘조건부 지원’이 아니다.

사학재단은 이사회 절반 가량을 넘기면 사실상 경영권 포기나 다름없어, 참여를 이끌어낼 만큼 재정 유인이 충분할지도 관건이다.

또 사학재단이 제안을 받아들여도, 기존 사립대 교직원 신분과 처우를 어떻게 정리할지도 고민거리다.

이번 사립대 측 반발은 국립대 재정 지원과 사립대 지배구조 개편을 더 이상 따로 논의할 수 없다는 신호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임기응변이 아니라, 산적한 문제들을 대학 구조 개편의 동력으로 삼는 일이다.

※ ‘삐딱하게’는 인천경기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하다 공동대표인 이창호 기자의 ‘시각’을 담은 기사입니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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