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하게] 조희대의 재제청 거부·김건희 등 감형, ‘판사동일체’라 써본다

지난 21일과 22일, 이틀 사이 법원에서 내란 등 3대 특검이 주도한 세 가지 사건이 잇따라 특검에 불리한 방향으로 결론 났다.

21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과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공소기각, 22일 김건희 씨 매관매직 2심 감형, 같은 날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 위증 2심 감형.

그리고 22일 오후,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전격 거부했다.

이 네 가지 일이 이틀 안에 몰리면서 “법원이 하나의 뜻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마치 ‘검사동일체’처럼 ‘판사동일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우리 국민만큼 내란 청산을 원하는 청와대의 뜻을 꺾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 왼쪽부터 조희대 대법원장, 이재명 대통령, 신임 김성수 대법관. 청와대.

윤재순·임종득 사건은 공소 기각(유무죄 다투지 않음)돼 보따리조차 풀어보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는 ‘안보실 인사개입’ 의혹이 내란특검법이 규정한 수사 대상 자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특검이 근거로 든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과 이 사건은 범행 주체·시기·목적·수단이 모두 다르다는 이유였다.

김건희 매관매직 2심은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원익선·이희준 고법판사)가 1심 징역 7년을 5년으로 줄여줬다.

감형의 실체는 일부 무죄다. 바쉐론콘스탄틴 시계는 구매 대행 주장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세한도(추사 김정희 작품·국보 180호) 복제품은 인사청탁이 아니라 홍보 목적으로 건네졌다는 이유로 각각 무죄가 됐다.

반면 이봉관 회장의 인사청탁·귀금속, 최재영 목사의 디올 가방, 이배용 전 위원장의 금거북이,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그림은 그대로 유죄로 남았다.

재판부는 “지위를 망각하고 거리낌 없이 금품을 반복 수수”했다고 설명했지만 이상하게 형량은 낮춰줬다. 김건희 씨는 바로 대법원에 상고했다.

임성근 위증 2심도 마찬가지로 전면 뒤집기는 아니다. 서울고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영현)는 1심(징역 1년 6개월·실형)과 달리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해줬다.

이는 위증 혐의 3건 중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기억 못 한다”는 발언만 유죄로 남기고, 나머지 두 건(이종호 전 대표와 만남 여부·송 씨 초청 여부)은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 처리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유죄 부분에 대해 “다수 국민에게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엄정히 처벌해야 마땅하다”고 강하게 질책하는 듯했으나 감형해줬다.

세 사건을 나란히 놓으면 분명 공통된 패턴이 보인다. 셋 다 특검의 기소나 구형보다 결과가 후퇴했고, 셋 다 ‘전부’가 아니라 ‘일부’가 무너지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 지점에서 세 판결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같은 선상에 올려두고 싶다.

조 원장의 재제청 거부가 하필 감형 판결들과 같은 날, 그것도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에 나왔다는 사실 때문이다.

엿새 사이 이런 일이 있었다.

9월 17일, 조 원장은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에서 “법원은 독립을 지켜야 한다“며 ”법관은 법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9월 18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기관들에게 독립성을 부여하는 이유가 뭔지를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9월 21일 김성수 신임 대법관 취임식에서 이 대통령과 조 원장이 ‘서면 제청’ 사태 이후 처음 대면했고, 차담까지 이어져 ’후임 대법관 인선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인 9월 22일, 조 원장이 재제청 거부를 발표했다.

한편, 조 원장은 고급식당에서 실제보다 인원을 부풀려 적어, 1인당 결제금액을 낮추는 방식으로 업무추진비 상세내역을 조작한 정황이 나왔다고 MBC가 보도했다.

 ※ ‘삐딱하게’는 인천경기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하다 공동대표인 이창호 기자의 ‘시각’을 담은 기사입니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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