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하게] 조민 의사면허 취소, 유담 인천대 교수 서면조사 후 불입건

국민의힘 유승민 전 국회의원 딸인 유담(32) 인천대학교 무역학부 교수 임용 특혜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약 11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경찰은 유승민 전 의원과 이인재 인천대 총장 등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피고발인, 참고인 등 29명을 상대로 39차례 조사하고 4차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유담 서면조사 딱 한 번, 조민 세 차례 직접 조사

하지만 정작 유담 교수 본인 조사는 ‘참고인’ 자격으로 한 차례 서면조사에 그치고,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유담 교수. 유승민 페이스북.

여기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인 조민 씨 사건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조 씨 사건에서 검찰은 관련된 여러 대학과 기관을 직접 압수수색했다.

조 전 장관은 관련 압수수색만 90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해당 수사 첫 날만 20여 곳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영장 발부 대상까지 하면 30여 곳이다.

두 사건은 수사 대상과 범죄 혐의가 완전히 같지 않지만 공통점이 있다. 정치인 딸이 자신의 학력·경력·연구실적 등 ‘스펙’을 바탕으로 교육기관 선발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이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히 최종 제출서류만이 아니다. 해당 스펙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선발과정과 평가방식 등 다양하게 확인해야 한다.

검찰은 2019년부터 조민 씨 입시 의혹을 수사하면서 단순히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 입학서류만 들여다보지 않았다.

조민 씨 고교 시절 단국대 인턴과 논문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단국대를, 또 공주대 인턴과 국제학술대회 초록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공주대도 압수수색했다.

동양대 총장 표창장 의혹과 관련해 동양대도 압수수색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경력 등도 실제 활동 여부와 객관적 기록을 대조했다.

특히 입시서류, 스펙, 스펙 생산기관, 원자료, 관련자 진술 등으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수사망을 확장했다.

조민 씨가 제출한 증명서 등 서류를 그대로 믿지 않고 그 스펙이 만들어진 현장으로 거슬러 올라간 것.

결국 검찰은 조민 씨 본인 관여 정도까지 조사해 기소했고, 법원은 관련 입시비리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벌금 1천만 원이 확정됐고, 학사학위부터 의사 면허까지 모두 취소됐다.

조민 거친 대학 모두 압수수색, 유담은 인천대만

유담 교수 역시 인천대 임용 당시 학력과 경력 등 스펙이 중요한 평가자료였다. 유 교수는 동국대 법학과, 연세대 경영학 석사, 고려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천대 채용자료를 보면 1차 심사에서 학력 10점, 경력 5점을 모두 받아 만점을 기록했다. 연구실적 질적 평가는 23명 중 16위 수준인 18.6점 받았지만 학력·경력 등 스펙 점수로 1차 심사를 2위로 통과했다.

유담 교수가 인천대 지원 당시 제출한 연구실적 10편 중 7편이 2024년 8~12월 집중 발표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에 대해 논문 쪼개기와 자기표절 의혹도 제기됐다.

인천경찰청이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많다. 유담 교수 석박사 학위 논문, 학술지 논문 중복 여부, 논문 제출과 수정 등의 과정, 논문 심사위원 구성과 평가점수 등을 대조하면 유 교수 연구실적이 채용심사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공개된 경찰 수사 내용만으로는 인천경찰청이 이 같은 ‘스펙 생산 과정’을 어느 정도까지 수사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경찰이 조민 씨 사건과 같은 방식으로 ‘스펙 생산 과정’까지 검증했다면 동국대·연세대·고려대 등에서 관련 자료를 확인했는지 공개가 필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인천경찰청은 인천대와 관계자 자택 등만 4차례 압수수색한 걸로 알려져 있다. 다른 대학 압수수색 여부를 묻는 뉴스하다 질문에도 경찰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력도 의혹 대상이었다.

유담 교수의 주요 경력은 고려대에서 약 1년간 강의한 것과 박사 학위 취득 직후 고려대 경영전략실에서 약 75일간 연구원으로 근무한 것이었다. 그런데 경력평가 만점을 받았다.

이렇게 보면 경찰이 확인했어야 할 지점은 분명하다.

고려대 강의과목과 실제로 강의가 이뤄졌는가, 강의계약은 어떻게 체결됐는가, 강사 선발 과정, 강의평가와 출강기록, 강의경력 등이 인천대 경력점수 만점 근거가 될 만큼 적정했는가 등이다.

조민 수사 철저한 검증, 유담 현장 수사 여부 의문

조민 씨 사건에서 수사는 제출된 스펙의 진위만 확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해당 스펙이 실제로 만들어졌다는 장소와 발급 과정까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때문에 유담 교수 사건을 수사한 경찰에게 ‘유 교수가 제출한 스펙 관련 자료를 믿었는지, 아니면 검증까지 진행한 것인지’ 의문들이 남는 것.

즉, 이번 사건에서 경찰 수사의 적정성을 판단할 핵심 기준은 유담 교수 학력과 경력 등을 검증했는지 여부다.

이와 관련, 경찰은 충분한 수사가 이뤄졌음에도 공모(행위)나 범행과 관련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서 (유담 교수를) 입건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유담의 채용과정은 공정했고 정당했다”며 “인천대 무역학부 전임교원 채용과 관련해 업무방해죄를 저지른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은 교육부까지 동원돼 고려대에 압박을 가해, 지난해 국감에서 민주당이 제기한 연구논문의 자기표절, 중복게재, 논문쪼개기 의혹을 조사하도록 했으나 고려대 연구윤리위원회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 ‘삐딱하게’는 인천경기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하다 공동대표인 이창호 기자의 ‘시각’을 담은 기사입니다.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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