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지방정부] 박찬대 인천시장 선거비 과반 측근 몰아주기 보은성 의혹

공직선거가 끝나면 후보들이 쓴 정치자금 면면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드물다. 

득표율 15%를 넘긴 후보는 법이 정한 한도 안에서 쓴 선거 비용을 세금으로 돌려받지만, 정작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관심 밖이다.

뉴스하다는 6.3 지방선거(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이 선거비를 어떻게 썼는지 들여다봤다. 

특히 인천시장 후보들의 선거비용 수입·지출보고서와 선거비용 보전청구서를 확보해 전수 조사했다. 

득표율 15% 이상 확보한 양당 후보 문서를 합치면 1천 쪽이 넘는 분량이다.

취재 결과 박찬대 인천시장이 6.3 지방선거에서 쓴 돈의 절반 이상이 단 한 개 업체에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 대표는 박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직접 임명한 정무특보였다. 측근을 챙긴 ‘보은성 일감 몰아주기’라는 의혹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A씨(왼쪽)에게 정무특보 위촉장을 준 박찬대 인천시장(오른쪽). A씨 SNS.

선거비 55% 10억 원, 전 정무특보 업체에 집중

박찬대 시장은 전체 지출의 55.8%를 전 정무특보 A씨가 운영하는 인천시 미추홀구의 인쇄·광고업체에 지급했다.

박 시장이 후보 시절 제출한 회계보고서를 보면, 총 18억4천375만 원 중 10억2천953만 원이 한 곳에 지출됐다.

해당업체 대표 A씨는 박 시장이 2024년 5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재임하던 시절 직접 정무특보로 임명한 인물이다.  

이 업체와 거래는 총 26건으로 항목은 선거사무소 간판·현수막 제작, 유세차량 제작·임차, 선거공보·선거공약서·명함 인쇄, 기획·정책·홍보 컨설팅 등이다. 

공보물 등 인쇄부터 유세차량, 전략 컨설팅까지 통상 분리돼 있는 선거운동의 넓은 영역을 사실상 한 업체가 도맡은 셈이다.

인천시장 선거에 나온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와 이기붕 개혁신당 후보는 현수막, 공보물, 유세차량 등을 각각 다른 업체에 맡겼다. 박 시장 측처럼 한 업체가 모두 맡은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찬대 캠프가 개인사업자인 A씨 회사에 몰아준 선거 관련 거래내역.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회계보고서. 

박찬대 캠프는 선거 다음 날인 6월 4일 하루에만 선거공보 기획·디자인·인쇄 등 비용 2억646만 원을 해당업체에 지출했다.

또 선거 유세차량 16대 임차비 2억6천400만을 포함해 총 9건, 5억3천18만 원이 해당업체로 나갔다. 

앞선 5월 20일에는 유세차 제작비 1억 2천만 원과 선거공보물 제작 비용 1억 원 등 2억2천만 원도 이 업체에 지출했다.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의 선거비용 보전청구서 중 선거공보물 제작 운반비. A씨 업체와 거래한 3억646만 원을 청구했다.  

선거 컨설팅비 1억 5천 지급, 당선감사에도 1억 원 넘게 써

A씨 업체로 나간 돈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 6월 22일 지출이다. 같은 날 두 계정에서 1천만 원과 1억4천400만 원이 해당업체로 나갔다.

건설·제조·도소매를 주로 하는 업체가 선거 기획과 정책자문의 대가로 1억5천400만 원을 받아간 셈이다.

박 시장은 후보였던 지난 4월 1일 해당 업체와  ‘컨설팅 업무 계약’을 맺었다. 뉴스하다가 확인한 계약서의 업무 범위는 선거 슬로건 카피, 선거공보 기획, 유세차량 전반적 운영관리, 정책자문 등이다. 

이 업체는 건설업·제조업·도소매업으로 사업자 등록이 돼있고, 구체적인 업종은 인테리어·광고물· 가구·LED·태양광·판촉물·전자상거래 등이다. 

뉴스하다 직접 찾아간 사무실 우편함에도 건물 인테리어 상호가 함께 적혀 있었다. 

인천시 미추홀구의 A씨 업체 사무실 우편함. 해당 업체명과 인테리어 상호가 함께 붙어있다. 이창호 기자.

컨설팅 계약 내용 중 선거공보 기획과 유세차량 운영은 별도 항목으로 비용이 청구된 내역과도 일부 겹쳐보인다. 

이와 관련, 어떤 컨설팅이 수행됐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된 선관위 회계보고서나 증빙자료에도 나와있지 않다.

박찬대 시장이 A씨 업체에 지불한 컨설팅비는 타 후보와 비교해도 큰 금액이다.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는 지난 6월 5일 컨설팅비로 경기도 남양주시 업체에 1천650만 원을 지출했다. 이기붕 개혁신당 후보는 컨설팅비를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인천선거관리위원회도 이런 점들을 의심해 해당 업체를 면밀히 들여다본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업체에 지출이 몰린 점과 컨설팅비 등이 과다 청구됐을 가능성을 의심했으나, 정작 실사는 ‘문제 없음’으로 마무리했다. 

박찬대 인천시장의 전 정무특보였던 A씨 업체에 지출된 컨설팅비와 당선감사장 제작비 내역.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회계보고서. 

지방선거가 끝난 뒤 당선 감사를 위해 해당 업체에 지출한 금액도 1억252만 원에 달한다.

지난 6월 23일 당선감사장 제작비로 5천400만 원을, 17일에는 당선 감사인사를 위한 유세차 렌탈에 1천324만 원과 999만 원을 지출했다. 8일에는 감사현수막 158개 제작에 2천528만 원을 썼다. 

박찬대 측 “믿을 수 있어서 맡겼다”

해명을 듣기 위해 인천시장실을 찾은 제작진에게 전기은 인천시 비서실장은 A씨를 “형님”이라고 부르는 등 친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보은성 의혹은 부인했다.

전 실장은 “그렇게 따지면 (박찬대 시장이) 원내대표가 되기 전인 2024년(총선)에도 그분에게 했다”며 “기본적으로 당원이시기도 하고 일을 깔끔하게 해주신다”고 말했다.

인천시청 내 시장실. 홍봄 기자.

A씨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이유를 전 실장은 “선거 때 제일 중요한 게 현수막이랑 차량이고, 현수막이랑 차량이 인천 전역에 퍼져 있다”며 “누군가 책임지고 하시는 사람이, 예를 들어 현수막이 사고가 생기면 당일 가서 그 현수막을 다시 게첩해주고 차량 사고 나면 가서 A/S 해줄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춰야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해야지, 만약에 잘 모르는 사람을 했다가 사고 났을 때 2~3일 늦고 나중에 보전해준다고 하면 무슨 소용이 있냐”며 “선거는 13일 동안, 단기간에 판결이 난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그 사람(A씨)인 걸 알고, 믿을 수 있으니까 (몰아주기) 했다는 말씀이냐”고 묻자 전 실장은 “당연하다”고 대답했다. 

컨설팅 비용이 다른 후보에 비해 과다하다는 지적에는 “유정복 전 시장이 왜 그렇게 했는지는 제가 잘 모르겠는데, 다른 시도에 있는 분(후보)들 한 번 비교해 봤으면 좋겠다”며 “알고 있는 건 강원도도 있고 서울시도 있고 경기도도 있고, 부산 쪽도 있고 한 번 전체적으로 광주전남도 확인해 보시면은 비용적으로 아마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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