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비용 추적] 오세훈 선거비 58% 한 업체 쏠림, 유정복·양향자 수억 빚내서 치러

공직선거가 끝나면 득표율 15%를 넘긴 후보는 법이 정한 한도 안에서 쓴 선거 비용을 세금으로 돌려받지만, 정작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관심 밖이다.  

뉴스하다는 그동안 감시 밖에 있던 선거비용 추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6일 추미애 경기도지사 선거비를 분석해 ㈜박시영에 선거비가 집중된 사실을 보도했다. 앞서 박찬대 인천시장이 선거비 과반을 자신의 측근에게 몰아줬다고 보도했다.

이번에는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수도권 시도지사 후보들의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와 보전청구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오세훈 서울시장도 선거비 과반이 한 업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선거 초반 자금 상당 부분을 가족채무로 마련했고,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는 컨설팅비를 전혀 쓰지 않았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 홍봄 기자·후보 SNS.

오세훈, 선거비 58.8%인 24억 한 업체에 쏠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를 보면, 오 시장이 이번 선거에 쓴 선거비는 총 41억1천410만 원이다. 

보전 대상인 선거비용이 35억6천104만 원, 선거비용외 정치자금이 5억5천305만 원이다. 

이 중 58.8%인 24억2천240만 원이 ㈜씨지지라는 회사 한 곳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청구한 선거비용 보전청구서 증빙자료 164쪽 가운데 161쪽이 씨지지와 거래한 서류였다. 

씨지지는 유세차와 LED문자전광판, 선거공보, 선거사무소 현수막, 로고송, 유세용품, 인터넷 광고 등 총 78건을 오 시장 캠프와 거래했다. 

시기별로는 지난 5월 8일 사무소 유세차(임차비·확성장치·LED전광판·발전기·무대연단·래핑)와 연락소 리프트형 유세차 등 13건에 6억 원을 지급했다. 

5월 21일에는 연락소 일반형 유세차 임차·인건비·확성장치 등에 약 2억2천만 원이 추가됐고, 같은 날 LED문자전광판(리프트형) 항목으로 3억3천240만 원이 지출됐다. 씨지지와 주고받은 금액 중 가장 큰 단일거래는 같은 날짜의 후보자 선거공보비용 3억3천567만 원이다.

로고송 중 상당 부분도 이 업체를 통해 처리됐다. ‘질풍가도’, ‘한잔해’, ‘사랑은아무나하나’ 등 다수 곡의 저작권료·제작비·인격권료 명목으로 총 21건, 2천508만 원이 지급됐다.

선거 막바지에는 인쇄물 비중이 커졌다. 6월 2일 후보자 선거공보(점자공보 포함) 인쇄·제작·운송비로 약 6억 원이 한꺼번에 집행됐다.

투표 이후인 6월 14일에는 유세용 소품(윗옷·모자·토시·장갑·피켓), 인터넷 포털광고, TV광고 제작, 당선사례 현수막 등 명목으로 약 2억2천240만 원이 추가 정산됐다.

선거 컨설팅은 지출 1위 업체와 별개의 업체에 2천200만 원을 주고 맡겼다. 지난 6월 23일 선거비용외 정치자금으로 해당 금액을 지출했다.

유정복, 선거 밑천 5억8천만 원 가족으로부터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선거자금의 초기 밑천은 가족채무였다. 

예비후보 등록 직후인 4월 30일 유정복 후보 본인 명의로 600만 원, 600만 원, 500만 원씩 세 차례에 걸쳐 1천700만 원이 선거사무소 계좌로 들어왔다.

이어 5월 4~8일 닷새 동안, ‘최’씨 성을 가진 인물로부터 ‘후보자 가족채무’ 명목으로 1억 원씩 다섯 차례, 총 5억 원이 추가로 들어왔다. 

이후 5월 21일에는 유정복 후보 본인 명의로 ‘후보자 자산’ 3억 원이 추가로 들어왔다. 다음 날에도 본인 명의로 2억 원씩 두 차례가 더 들어와 5월 22일까지 선거사무소 계좌의 누적 수입은 12억1천700만 원이 됐다.

5월 29일에는 후보자와 같은 ‘유’씨 성을 가진 인물로부터 ‘후보자 가족 차용금’ 명목으로 8천만 원이 더 들어왔다. 가족에게서 빌린 돈은 모두 5억8천만 원이다.

유 후보는 선거비를 여러 업체에 나눠서 지출했다. 수도권 광역단체장에 출마한 다른 양당 후보들과 달리 업체 쏠림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총 지출 19억5천727만 원 가운데 1위 업체 DH미디어가 13.8%(2억7천194만 원)로 가장 많았다. 상위 5개 업체를 다 합쳐도 41.6%(8억1천439만 원)로, 한 업체에 58.8%가 쏠린 오세훈 후보와 견주면 특정 업체 집중도가 낮다.

1위 DH미디어(인쇄광고업)는 7건, 2억7천194만 원으로 선거공보·선거공약서·선거벽보 인쇄와 운송, 예비후보 홍보물 인쇄를 맡았다. 

2위는 LED·홍보차량업체 레이몬딩스로 6건, 2억4천32만 원이 지출됐으며, 3위는 연설차량 9대 임차 1억7천7만 원, 4위는 예비후보 홍보물 발송 6천850만 원, 5위는 선거사무소·연락소 현수막 제작 6천355만 원으로 항목이 전부 달랐다.

유 후보는 남양주시의 한 업체에 선거비용외 정치자금 1천650만 원을 주고 컨설팅을 맡겼다.

계약서상 업무 범위는 선거운동, 선거법 저촉 여부, 선거비용 지출과 관련 예산, 보전청구서, 회계보고서 등이다. 실제 컨설팅 수행 내용은 선관위에 제출된 자료로 확인이 불가했다. 

유 후보는 선거일로부터 이틀 뒤인 6월 5일 컨설팅비를 지급했다. 해당 업체는 6월 24일 폐업한 것으로 국세청에서 조회된다.

양향자, 6억 빚지고 선거비 63.4% 두 개 업체에 양분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양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선거 관련 컨설팅비를 전혀 쓰지 않았다.

양향자 후보는 총 지출 51억1천248만 원 중 상위 2개 업체가 63.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위 업체는 ㈜와풀로 13건, 16억7천720만 원(32.8%)이 지급됐다. 공개장소 연설대담 관련 장비인 LED 100인치 영상시스템 임차비 3억3천980만 원, LED전광판 임차비 2억5천만 원, 확성장치 차량용 임차비 2억 원 등 유세 장비 전반을 담당했다.

2위 업체는 메시지웍스로 17건, 15억6천656만 원(30.6%)이 지출됐다. 선거공보 인쇄비 6억9천336만 원, 선거공보 인쇄(일부) 2억5천만 원, 선거공보 인쇄비 일부 2억 원 등 인쇄물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거리게시용현수막 제작비 1억8천992만 원과 SNS 홍보 카드뉴스·영상 제작비 2천130만 원, ‘각종 인터뷰 연설등 후보 홍보 관련’ 3천만 원 등도 맡았다.

이밖에 TV광고 등 6건 1억7천53만 원, 점자형 선거공보 USB 제작비 등 5건 8천210만9천 원, 점자공보물 등 2건 5천970만 원, 광고 등 5천750만 원, 소품 등 4건 5천66만 원, SNS 콘텐츠 제작 등 4천829만 원, SBS 연설 등 3건 2천464만 원 등 순이다.

양 후보의 선거비 수입 중 지난 5월 19일 5억 원, 같은 달 29일 1억 원 등 총 6억 원이 사인간 채무로 잡혔다.

홍봄 기자 spring@newshada.org

이창호 기자 ych23@newshad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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